2016년 민우오빠의 38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올민 합작 'Sweet Sound'에 참여했던 글입니다.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사랑이었을까. 우리는 헤어진 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을까. 시간이 흐른 뒤 어쩌다 내가 떠올랐을 때, 다신 기억하기 싫다며 소름끼쳐하거나 진저리처지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거다. ‘괜찮은’, ‘좋은’ 사...
오혁 - 소녀 안녕, J야. 나야. ‘나’ 라고만 해도 네가 날 알아볼 거라 생각한다. 우리 사이가 그 정도는 되지 않냐? 와, 근데 진짜 오랜만에 편지 써본다. 갑자기 웬 편지냐고? 그러게. 갑자기 무슨 편지인가 싶다. 너한테 편지 써보는 게 거의 16년? 그 정도 됐나? 고1때였으니까 그쯤 되지 않았나 싶다. 세월 무섭다. 우리가 어느새 30대 중반에 ...
한소아 - 내맘 훔친 너 필교에게 선은 연례행사 같은 거였다. 자신이 아닌 엄마의 인생 숙원사업 중 하나는 하나밖에 없는 외아들의 ‘결혼’이었다. 필교는 정확히 서른셋이 되면서부터 선을 봤다. 서른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소개팅을 했다. 소개팅과 선의 차이라고 한다면 선은 조금 더 ‘조건’을 따졌고 결혼이 목적인 자리라는 거였다. 한 달에 한 번은 보던 선이 점...
이하이 - 희망고문 민우는 자꾸만 비틀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었다. 허리를 세우고 전봇대를 짚었다. 좀처럼 똑바로 몸을 세우기 힘들었지만 다행히 아직 자리에 주저앉아버릴 정도로 힘이 없다거나 초점도 제대로 안 맞을 정도로 눈앞이 흐릿한 것은 아니었다. 속도 아직까진 괜찮았다. 너무 마셨나. 민우는 크게 쉼호흡을 몇 번 했다. 찬 공기가 몸 깊숙이 파고들었다....
붙어 다니면 닮는다는데. 민우는 저 앞에 서서 전교 1등인 민호와 답을 맞춰보고 있는 혜성을 훑으며 입을 비죽거렸다. 평소엔 그렇게 크단 생각이 안 들다가도 길게 잘빠진 다리를 보고 있으면 좀 부럽기도 하다. 모태 마름인건지 살이 잘 찌지도 않는다. 친구들은 혜성과 민우를 보며 너네 웃는건 형제마냥 닮았다고 했다. 민우도 가끔 어렸을 때 같이 찍은 사진을 ...
회의실을 나와 사무실로 걸어가는 내내 무표정이던 혜성의 얼굴이 피곤함에 무너진 것은 사무실 문을 닫으면서였다. 잠시 문에 기댄 채 눈을 감고 길게 한숨을 내뱉던 혜성은 힘없이 터덜터덜 걸어가 제 자리에 앉았다. 완전히 힘을 빼고 몸을 맡기듯 앉은 탓에 의자는 뒤로 밀려났다.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빳빳한 새 가죽 의자. 굳이 새로 맞출 필요 없었는데. 다들 ...
첫사랑. 첫사랑은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일까, 아니면 처음으로 사귄 사람일까. ‘사랑한다.’ 와 ‘좋아한다.’ 의 차이가 있다면 그건 또 뭘까. 좋아하는 거랑 사랑하는 거랑 어떻게 구분하지? 그 사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찰 정도로 두근거리고 하루에도 몇 번이나 그 사람이 궁금하고 더 많이 알고 싶어지는 게 사랑이라면. 그렇게 좋아 미치겠는데도 또 한편으론 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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